비트코인시세 헷갈리지 않고 확인하는 방법

얼마 전 비트코인 가격을 확인하다가 같은 시간인데도 화면마다 금액이 달라 잠깐 멈칫했다. 한쪽은 원화, 다른 쪽은 달러였고, 원화로 표시된 두 거래소의 가격도 조금 달랐다. 비트코인시세는 숫자 하나만 보면 간단해 보이지만, 어떤 시장의 가격인지부터 확인해야 제대로 읽을 수 있다.
먼저 원화 가격인지 달러 가격인지 확인하기
국내 거래소에서 보이는 비트코인시세는 보통 비트코인 1개를 원화로 거래한 가격이다. 거래 화면의 ‘BTC/KRW’는 비트코인을 원화로 사고파는 시장이라는 뜻이다. 해외 시세 화면에 표시된 ‘BTC/USD’는 달러 기준 가격이다. 단위가 다르니 숫자만 놓고 높고 낮음을 비교하면 엉뚱한 판단을 하기 쉽다.
예를 들어 해외에서 비트코인 1개가 10만 달러이고 달러당 환율이 1,400원이라면, 단순 환산 가격은 1억 4,000만 원이다. 이때 국내 거래 가격이 1억 4,300만 원이라면 차이는 300만 원, 단순 환산 가격 대비 약 2.1%다. 이 수치는 계산을 보여주기 위한 가상 사례다. 실제 비교에서는 해외 가격과 환율을 같은 시각에 확인해야 한다.
달러 기준 비트코인 가격이 그대로여도 환율이 오르면 원화 환산 가격은 높아진다. 반대로 달러 가격이 올랐는데 환율이 내려 원화 가격의 상승 폭은 작을 수도 있다. 해외 뉴스의 상승률과 내 거래소 화면이 다르게 느껴질 때는 환율부터 함께 보는 편이 이해가 빠르다.
현재가와 등락률은 기준이 다르다
거래소 화면에서 가장 크게 보이는 현재가는 최근에 거래가 체결된 가격이다. 하지만 내가 바로 살 수 있는 가격이 그 숫자와 꼭 같지는 않다. 매수하려는 사람이 제시한 가격과 매도하려는 사람이 제시한 가격이 호가창에 따로 있고, 그 사이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등락률도 기준을 확인해야 한다. 업비트의 시세 안내에서는 전일 대비 등락률을 전일 종가를 기준으로 계산한다. 반면 ‘최근 24시간 변동률’은 지금부터 24시간 전을 기준으로 잡는 방식이라 표시 결과가 다를 수 있다. 같은 비트코인을 보는데 한 화면은 2% 상승, 다른 화면은 1% 상승으로 나오는 일이 꼭 오류는 아닌 셈이다.
가령 어제 종가가 1억 원이고 현재가가 1억 200만 원이면 전일 대비 상승률은 2%다. 그런데 정확히 24시간 전 가격이 1억 100만 원이었다면 최근 24시간 상승률은 약 1%다. 숫자를 읽을 때 ‘전일 대비’인지 ‘24시간’인지 작은 글씨까지 확인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국내외 가격 차이는 어떻게 읽을까
국내 가격이 해외 가격을 원화로 바꾼 값보다 높게 형성되면 흔히 김치 프리미엄이 있다고 말한다. 업비트 데이터랩도 글로벌 가격과 업비트 가격의 차이를 프리미엄 지표로 보여준다. 다만 비교에 쓰는 해외 가격, 환산 기준, 측정 시각에 따라 표시되는 비율은 조금씩 다를 수 있다.
프리미엄이 3%라는 말은 국내에서 비트코인을 사는 가격이 비교 기준보다 3% 높다는 뜻에 가깝다. 비트코인의 달러 가격이 올라도 프리미엄이 줄어들면 국내 원화 가격은 기대만큼 오르지 않을 수 있다. 반대로 해외 가격 변화가 작아도 국내 가격 차이가 벌어지면 원화 시세는 더 크게 움직여 보인다.
그래서 국내 거래소 두 곳의 가격이 다를 때도 한쪽 숫자만 보고 ‘더 싸다’고 판단하기는 이르다. 실제 매수 가능 가격과 거래 수수료를 함께 봐야 한다. 거래소마다 주문이 모여 있는 양과 매수·매도 호가도 달라, 화면에 표시된 현재가와 내가 체결한 가격 사이에 차이가 생길 수 있다.
실제로 살 때는 호가창과 주문 금액 보기
비트코인시세가 1억 원이라고 해서 반드시 1개를 통째로 사야 하는 건 아니다. 비트코인은 일부 수량도 거래할 수 있다. 수수료를 제외한 단순 계산으로 1개가 1억 원일 때 0.01개는 100만 원어치다. 가격이 5% 움직이면 그 수량의 평가금액은 약 5만 원 변한다. 같은 상승률이라도 내가 가진 수량에 따라 체감 금액은 달라진다.
주문할 때는 ‘현재가’보다 호가창의 매도 가격과 수량이 더 직접적이다. 업비트의 주문 안내에 따르면 시장가 매수는 유리한 매도 호가부터 순서대로 체결된다. 사고 싶은 금액이 첫 번째 호가에 쌓인 물량보다 크면 다음 호가에서도 체결될 수 있다. 이 경우 처음 화면에서 본 가격보다 실제 평균 매수 가격이 높아질 수 있다.
원하는 가격을 정하는 지정가 주문은 가격을 통제하기 편하지만, 그 가격에 거래 상대가 없으면 체결을 기다려야 한다. 급하게 시장가로 주문할지, 가격을 정해 기다릴지는 각자의 상황에 따라 다르다. 어느 쪽이든 주문 확인 화면에서 예상 금액과 수수료를 읽고, 체결 뒤에는 거래 내역의 평균 가격을 확인하는 습관이 유용하다.
시세를 자주 들여다볼수록 몇 초 사이의 등락이 크게 느껴진다. 그래도 원화와 달러 중 무엇을 보고 있는지, 등락률의 기준이 무엇인지, 실제 주문은 어느 호가에서 체결되는지만 알면 숫자가 훨씬 차분하게 읽힌다. 내게는 가격이 얼마인지 외우는 것보다 가격이 만들어지는 방식을 이해하는 일이 더 오래 도움이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