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레버리지 배율 손실부터 계산하는 방법

얼마 전 코인 선물 거래 화면을 보다가 ‘10배’라는 숫자가 유독 크게 보였다. 적은 돈으로 큰 금액을 거래할 수 있다는 뜻이지만, 가격이 조금만 반대로 움직여도 내 돈에서는 훨씬 큰 손실이 난다. 코인 레버리지 배율을 고를 때는 기대 수익보다 감당할 손실부터 계산하는 편이 현실적이다.
배율을 높이면 내 돈에는 어떤 일이 생길까
레버리지 5배는 증거금 10만 원으로 약 50만 원 규모의 포지션을 잡는다는 뜻이다. 코인 가격이 예상한 방향으로 2% 움직이면 수수료를 빼기 전 손익은 약 1만 원이다. 증거금 10만 원을 기준으로 보면 10% 수익이다. 반대로 2% 움직이면 1만 원 손실, 역시 증거금의 10%다.
같은 증거금 10만 원을 넣고 10배로 거래하면 포지션은 100만 원이 된다. 가격이 2% 움직일 때 손익도 약 2만 원으로 커진다. 화면의 배율이 올라갈수록 수익 기회만 커지는 게 아니라 손실이 나는 속도도 빨라지는 셈이다.
여기서 헷갈리기 쉬운 점이 있다. 이미 50만 원짜리 포지션을 잡았다면, 설정 배율을 바꾼다고 그 포지션의 가격 변동 손익이 갑자기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손익을 좌우하는 것은 포지션 규모와 가격 움직임이다. 배율은 그 규모의 포지션을 여는 데 필요한 증거금에 영향을 준다.
청산까지 남은 거리는 단순 나눗셈과 다르다
‘10배면 가격이 반대로 10% 움직일 때 청산된다’고 생각하기 쉽다. 1을 배율로 나눈 값은 위험을 가늠하는 거친 출발점일 뿐, 실제 청산 가격은 아니다. 거래소는 포지션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유지 증거금을 적용하고, 수수료와 추가 증거금, 다른 포지션의 손익도 상황에 따라 반영한다. 그래서 10%보다 작은 움직임에도 청산될 수 있다.
또 차트에서 거래된 가격과 청산 판단에 쓰는 가격이 다를 수 있다. 바이낸스와 바이비트의 선물 안내에서는 청산 판단에 표시 가격을 사용한다고 설명한다. 화면에 보이는 청산가와 현재 표시 가격 사이의 간격을 직접 확인해야 하는 이유다. 특히 변동이 빠른 코인은 잠깐의 급등락만으로도 그 간격이 사라질 수 있다.
증거금 방식도 중요하다. 격리 방식은 한 포지션에 배정한 증거금을 중심으로 위험을 계산한다. 교차 방식은 계정의 사용 가능한 잔고가 포지션을 떠받칠 수 있어, 다른 거래의 손익까지 청산 위험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격리 방식에서도 자동 증거금 추가 기능을 켜 두었다면 잔고가 더 투입될 수 있으니 설정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배율보다 먼저 손실 한도를 정하는 계산
예를 들어 거래 자금이 100만 원이고, 한 번의 거래에서 최대 1만 원을 잃겠다고 정했다고 하자. 진입 가격에서 손절 가격까지의 거리가 2%라면, 수수료와 미끄러짐을 빼고 계산한 포지션 규모는 1만 원 ÷ 2%인 50만 원이다. 이 포지션을 5배로 열면 필요한 초기 증거금은 대략 10만 원, 10배로 열면 대략 5만 원이다. 어느 쪽이든 포지션 규모가 50만 원이면 가격 2% 변동에 따른 손익은 약 1만 원으로 같다.
실제 주문에서는 50만 원보다 규모를 줄여 여유를 두는 편이 계산에 가깝다. 손절 주문은 지정한 가격에 반드시 체결된다는 보장이 없고, 빠르게 움직이는 시장에서는 예상보다 나쁜 가격에 팔리거나 사질 수 있다. 청산가가 손절 가격보다 진입가에 더 가깝다면 계획한 손절에 도달하기 전에 포지션이 닫힐 위험도 있다.
- 먼저 한 거래에서 감당할 금액을 정한다.
- 진입가와 손절가 사이의 가격 차이를 백분율로 계산한다.
- 감당할 금액을 그 비율로 나눠 포지션 규모를 잡고, 비용을 고려해 줄인다.
- 필요한 증거금과 화면의 청산가를 확인한다.
작은 비용도 배율을 만나면 커진다
수수료는 보통 증거금이 아니라 거래한 포지션 규모를 기준으로 붙는다. 가령 100만 원 포지션에 진입과 청산 수수료가 각각 0.05%라면, 가격이 그대로여도 왕복 수수료만 약 1천 원이다. 증거금 10만 원으로 열었다면 증거금의 1%에 해당한다. 이 수수료율은 계산을 위한 예시이며 실제 요율은 거래소와 주문 방식에 따라 다르다.
무기한 선물에는 펀딩비도 있다. 포지션을 유지하는 동안 시장 상황에 따라 펀딩비를 내거나 받을 수 있고, 납부액이 증거금에서 빠지면 청산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오래 버티면 언젠가 방향이 맞겠지 싶을 때 이 비용을 놓치기 쉽다.
배율 선택 화면에서 가장 먼저 볼 숫자는 최대 배율보다 내가 얼마를 잃을 수 있는지다. 손실 한도와 포지션 규모를 먼저 적어 보면, 배율은 수익을 키우는 버튼이라기보다 그 거래에 얼마의 증거금을 맡길지 정하는 숫자로 보인다.
